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한국은행은 국내 경기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9일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8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9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행 기준금리 수준(2.75%)을 변경할지를 결정한다. 시장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유력하게 전망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통화위원 6명 모두 3개월 내 기준금리를 연 2.7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이달 한은이 지난 2월 수정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1.5%)를 재차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금리 인하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 총재는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도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를 충분히 낮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올해 0.25%포인트씩 두 차례 추가 인하를 예상하던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선 ‘세 차례 이상 인하’로 금리 전망을 속속 바꾸고 있다.

그동안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은 환율도 최근 들어 하락 안정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Fed가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75%포인트로 유지됐지만, 원·달러 환율은 1원40전 내린 1396원6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유지된다면 한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환율이나 가계부채보다 국내 경기 상황을 더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Fed가 시장 전망과 달리 올해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면 한은도 금리를 내리기가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